전에 지식인에 글 남겼던 내용 중 일부를 참고했다.
인터넷 강의 시청 시간이 길어서였을까. 하루에 몇 시간씩 이어폰을 꽂고 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청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착각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한 게, 점점 주변인들의 말을 한 번에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아졌다. 특히 대화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다른 할 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말을 걸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예? 뭐라고요?"하고 되묻곤 했다.
당사자인 내가 속상할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엄마는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너 요새 말귀가 왜 이렇게 어둡냐고. 그래서 더이상 인강을 이어폰으로 듣는 건 무리라고 생각되어 스피커 물색에 나섰다.
시행착오 1 : 브리츠 사운드바
맨 처음 구매했던 것은 5만원이 채 되지 않았던 저렴한 브리츠 사운드바였다. 그러고 보니 이사하면서 버렸나. 언제부턴가 보이질 않는다. 피시방에서 자주 보이던 모델이라 구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 그대로 이어폰을 끼지 않고 인강 듣기가 가능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의의 외에 딱히 특이점은 없었다. 노이즈도 제법 있었고 집이 진짜 조용하지 않으면 말소리가 씹혀서 들리기도 했다. 특히 내가 인강을 2배속으로 감아 들었기 때문에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이어폰 성능이 괜찮았던지라 영 이어폰만 못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시행착오 2 : 보스 컴패니언2
당근마켓에서 어떤 아저씨에게 넘어간 보스 컴패니언2. 아이맥 내장 스피커를 대체할 용도로 들이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나름 소액 과금(?)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보스 사 제품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서 이 스피커를 들였는데 이 스피커는 보스답게 저음부가 강조되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문제는 그 저음부 강조라고 할 게... 영화 감상할 때나 게임시에 매력적이었을 뿐 인강 듣는 데는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는 점. 2배속으로 감으면 보통 강사들 목소리 톤이 좀 높아지는데, 중고음부 음역대는 단독으로만 나와도 스펀지 대고 듣는듯 답답한 소리였다. 노래를 들을 때도 보컬 톤이 높으면 확 색이 죽어버렸고. 그래서 서영은이나 태연 같은 가수들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락을 좋아하는데, 나름 현장감은 느낄 수 있었으나 보컬 목소리가 다른 악기들에 밀려 시원시원하단 느낌이 없었다.
전반적인 총평은.... 게임용으론 괜찮을 것 같은데, 음악 감상용으론 별로인 스피커. 인강용으론 최악인 스피커. 발성의 선명도가 아이맥 내장 스피커보다도 떨어졌다.
그리고 보스 tv스피커
나는 이 깜찍한 스피커에 정착했다. 일단 스피커 두 개를 조져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엔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보스 사 스피커 구매 후 실패했음에도 다시 보스 스피커를 구매한 이유는... 이 스피커에 말소리를 뚜렷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리모컨의 말풍선 모양 버튼을 누르면 '대화 모드'가 켜지고 스피커 전원부 라이트가 흰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뀐다. 이 기능이 미쳤다. 완전 인강용 스피커 하라고 나온 게 아닌가 싶은... 그런 기능이었다.
대성마이맥 모 선생님 수업을 좋아했는데, 이 선생님의 강의를 정속으로 듣기란 무척 버거운 일이었다. 아니 사실 강사분들도 아이들이 배속 감는 걸 알기 때문에 웬만하면 느리게 그리고 또박또박 말씀하시는 편이긴 하고. 어쨌든 다른 선생님들 목소리는 2배속으로 감아도 비교적 듣기가 편했지만.. 그분 소리는 유독 배속을 감아 놓으면 중간중간 묵음처럼 들리는 부분이 많았다. 딱히 심하게 웅얼거리며 말씀하시는 것도 아니었는데 희한하게 유독 그 분 수업은 배속+스피커 조합으로 듣기 최악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이어폰을 꽂고 들어야만 했었다.
그런데! 이 스피커의 '대화 모드'를 켜면 선생님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렸다. 이 분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면 다른 분들 목소리는 굳이 알아 볼 필요도 없었다. 물론 확인해본 결과 만족스러웠고. 확실히 티비용으로 나와서인지 음 분리가 굉장히 잘 되어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보스 특유의 묵직함도 잘 살아 있고. 그리고 음압도 짱짱해서 북쉘프 스피커들보다 확실히 소리가 빵빵하다. 일반 집에선 최대 볼륨으로 쓸 수 없는 물건이다... 당연히 더 고가의 물건들과 비교하면 밀릴 수밖에 없는 물건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준 돈 값어치는 제대로 하는 나름 가성비 스피커였다.
아래는 구매처. 내가 구매했을 때보다 가격이 저렴해졌다.....
BOSE TV 블루투스 사운드바
COUPANG
www.coupang.com
갑자기 생각났다. 이 스피커의 엄청난 장점2
asmr에 완전 특화된 스피커다. 백색 소음을 비롯해 각종 공간 asmr을 틀면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집중해야 할 때 가족들 목소리가 들리거나 외부 소음이 크면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이 스피커로 asmr을 틀면 바깥 소리가 전부 묻힌다. 오직 책상 앞, 내 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아이맥 스피커도 꽤 괜찮은 편인데 그 플랫한 느낌 때문에 이런 장점은 없었다. 그냥 소음+asmr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진짜 최고였다. 빗소리, 새벽 버스킹 asmr같은 걸 틀어 두면 나를 그 공간으로 옮겨 버리는 듯 한 훌륭함이 있었다. 이 점 때문에 이 스피커 산 것을 조금 후회했다. 아, 돈 더 주고 사운드바 500이나 700을 들일 걸. 개쩐다....하고.
그런데 보스 tv스피커를 컴퓨터에 연결해서 써도 되는 건가?
사실 여기가 좀 애매한 부분이다. 일단 애플 유저라면 오케이. 맥 os에선 잘 호환이 된다. 블루투스 레이턴시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중간에 연결이 끊기는 일도 없었고. 그런데 희한한 게 부트캠프를 이용해 윈도우로 부팅하면 답도 없는 똥템이 된다. 호환이 안 되는 건지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미쳐버린 레이턴시 그리고 끊김 때문에 뭘 할 수가 없었다. 설정도 다 확인해 보았고, 다른 블루투스 기기 연결을 해제해 보기도 했고 드라이버를 깔아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그냥 삼성 컴퓨터나 엘지 컴퓨터에는 또 어떨지 모르겠는데 맥북 프로 16인치 부트캠프 윈도우로는 도저히쓸 수가 없었다. 해결 방법을 찾아 보려고 해도 컴퓨터에 tv스피커를 물려 쓰는 사람은 없는지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퀘이사존에선가 나처럼 미친 레이턴시로 고통받는 사람 한 명을 발견했을 뿐.
그런데 보스 사에 문의해 보니(aux선 연결, hdmi 연결 시에 소리가 나지 않았음) 내 제품 불량이 아닌가 싶다고 a/s를 맡겨 보라는 이야길 해서... 일단 판단은 잠정적 보류.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 별 얘기가 없는 걸 보면 아마 정말 내 스피커가 문제인 것 같긴 하다. 서비스센터 다녀온 다음 추가해야겠다.
tv랑 연결하면 어떤가?
티비에 광케이블로 연결해 보았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들 특유의 목소리 묻힘이 있는데 그걸 선명하게 잡아준다. 티비를 볼 때 옆에서 사람이 떠들면 소리를 키워 놓았을 때도 뭐라는 건지 잘 안 들릴 때가 많은데, 대화 모드를 켜 놓은 상태에선 옆 사람이 떠들어도 티비 소리가 선명히 들린다. 그리고ㅋㅋㅋㅋㅋ 체감상 뭔가 가수들이 노래를 더 잘 하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가족들이 미스터트롯 볼 때 한동안 이 스피커를 연결해서 노래를 들었을 정도. 내가 좋아하는 플라워 고유진씨 목소리도 이걸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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