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학원 학생의 웃긴 질문

잉어인간 2022. 2. 25. 00:03

오늘은 가르치는 학생에게 아주 희한한 질문을 받았다.

 

무인도에 선생님과 제가 갇혔어요. 100일동안 저랑 선생님은 쫄쫄 굶게 됐고요. 그러면 선생님은 저를 잡아 먹으실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엽고 웃겨서 기록해 둔다. 

응, 잡아먹을 거야. 

하고 말했더니 흔들리는 눈동자가 귀여웠다. 아이들은 원래 이렇게 귀여운 건가. 살면서 아이들을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마냥 귀엽다. 

 

맑은 웃음도 조물대는 손가락도 

틀린 문제를 고치려 지우개질을 하다 파박 하고 책이 찢어지는 소리도 좋다.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게 없어서 겁이 난다. 아이들을 떠나보낼 순간도 분명 올 텐데. 잘 견딜 수 있을까, 하고.